(해당 공연의 주인공이 프린트 되어 있는 티켓. 류정한 배우의 공연엔 그분이 찍혀있겠지요)

 

이걸 예매하겠다고 3월 중순부터 매일 회사 쉬는 시간마다, 주말엔 1시간마다 들여다보면서 클릭한 내 인생이 레전드...

류정한 배우는 표가 살짝 남는데 조승우 배우는 오픈되자마자 그대로 매진이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아침에 출근하던 중에 우연히 1층에 자리 비어서 냅다 광속으로 예약해서 겨우 성공... 2주 걸렸네요.

 

충무아트센터에 공연 1시간 전에 도착해서 이거저거 둘러보다가 제 취미인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을 시전했습니다.

2층 유리창쪽에 서서 건물 안과 밖을 동시에 보고 있었는데 관람객들에게 몇가지 공통점이 보였어요.

전철역에서 1분만 걸어오면 되는 곳이라 다들 한쪽 방향에서 오는데

건물 입구에 크게 걸린 맨 오브 라만차 현수막을 보고 멀리서 대각선 방향으로 일단 사진을 찍습니다.

그리고 건물로 들어와서 티켓을 수령하는 2층에 올라오는데 에스컬레이터를 나오자마자 있는 첫번째 기둥에 붙어있는 조승우 배우의 사진을 바로 찍습니다.

(저는 귀찮아서 사진은 안찍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캐스팅 보드는 찍어올걸 그랬나 생각이 드네요)

 

그 이후 티켓을 받아서는 캐스팅 보드와 포토존에 줄을 서서 하나씩 찍어가더라구요.

포토존만 찍고 빠지는 유형, 안에 들어가서 인증샷까지 하는 유형, 포토존을 배경으로 자신의 티켓을 찍는 유형으로 나뉩니다.

제가 사진 찍어왔다면 아마 티켓+배경으로 했을거 같네요.

 

대부분의 관람객은 여성+여성 2인이었어요. 자세히 안세어봤지만 느낌상 한 절반은 여+여.

그 다음엔 여성 혼자 관객과 남+여 커플이 많았습니다. 이렇게가 나머지 절반정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비율이 뭔가 이상하죠? 네, 그렇습니다.

남+남은 7팀정도 봤고 남성 혼자 온건 저까지 3명 봤네요.

공연장 꽉 채우면 1천명쯤 들어가지는데 팀 구성이 이래요!

1시간 전엔 좀 한산했으나 30분 전이 되니 사람들이 엄청 북적입니다.

그러므로 사진촬영과 굿즈 구매를 하실 분들은 1시간 전에 오는게 좋습니다.

 

공연장은 미리 들어가있어도 되지만 밖에 나올 수 있는건 딱 1회만 허용된다고 합니다.

그래서 공연 20분전까지 최대한 밖에서 개겨봅니다.

1부 80분, 인터미션 20분, 2부 70분 일정이므로 화장실에 가려고 나오는 횟수를 최소화해야 한다...

 

코로나 시국이니만큼 전자명부 받아들고 입장합니다.
1층이긴 하지만 20열 중에서 18열이라 좀 뒤쪽이었어요.
그래도 눈 부릅뜨면 배우들 표정은 작게나마 보이는 자리라 괜찮았습니다.
몇몇분들은 오페라글래스(일명 망원경)를 대여하거나 구매해서 갖고 있더라구요.

충무아트센터가 음향이 비는 곳 없이 풍부하고 괜찮다더니 과연 그랬습니다.
입장하고 자리에 앉아서 주변을 쭉 둘러보는데 정말 최상의 공연관람을 위해 투자했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공연 시작 전에는 비말 전파 우려가 있으니 환호성은 하지 말고 박수를 더욱 열심히 치라고 안내합니다.

 

공연장 내에서는 당연히 촬영이 안되기 때문에 사진 없다! 'ㅅ'
공연 시작 15분전이 되니 어두운 무대에 누군가 설렁설렁 걸어오더니 무대 중앙의 소품에 기대서 그냥 드러눕더군요.
10분전이 되니 두세명이 더 올라와서 서로 무언가 농담하다가 갑자기 때리는 시늉을 하더니 웃으면서 반대쪽 가서 주저앉습니다.
5분전이 되자 많은 조연들이 어디선가 슬금슬금 나와서 무대를 다 채웠어요.

맨 오브 라만차는 뮤지컬이지만 연극의 요소가 강해서 무대장치나 소품들이 정말 다양합니다.
왼쪽으로 나간 사람이 갑자기 오른쪽 위에서 나오고, 2층으로 나간 사람이 1층에서 나오고 하는 퇴장+등장이 많았어요.
누가 어디로 나가서 어디로 들어올지 상상이 안됨...

 

뮤지컬의 내용은 여기저기 많이 있으니 생략하고....

 

조승우 배우는 정말 대단했습니다 +_+!
시작 챕터에서 젊은 세르반테스일때는 청년의 목소리였다가
늙은 돈키호테로 분장하는 1분동안 쉴새없이 대사를 치는데
그 1분동안 목소리의 톤이 점차 노인으로 변해갑니다.
갑자기 늙은 소리를 내는게 아니라 대사 한마디에 1년씩 늙어간다는 느낌으로 천천히 변해요. 진짜 소름돋더군요..

 

그리고 산초를 맡은 정원영 배우 역시 훌륭했어요.
조승우와 연기 및 대사의 합이 정말 일품이었습니다. 도지사 겸 여관주인을 맡은 김대종 배우와도 마찬가지구요.

공연이 150분짜리라 계속 진지하면 지루해질 수 있는데 그 사이사이를 유머로 잘 채워넣습니다.
보고 있으면 이게 진짜 대본인지 애드립인지 알 수가 없어요 'ㅅ'
-너는 저쪽에 가서 씨부리고 있어라. 이런 개놈의 시키...
-나도 한번 해보자. 히히히히히 (나무상자를 다리 벌리고 걸어서 지나가면서)
-적을 알고 나를 알면 자다가도 떡이 생긴댔어요.

 

1막을 마무리하는 조승우 배우의 Impossible Dream 열창에 저는 그대로 얼어붙고 말았습니다.
그 많은 관객들을 휘어잡으면서 자신이 그저 정신 나간 돈키호테가 아님을 제대로 외치는 느낌이었어요.

마지막 넘버인 Finale가 끝나기 무섭게 관객 전원이 기립박수를 쳤습니다.

저도 공연의 감동과 만족감에 압도되어서 무엇에 홀린듯이 그대로 기립박수를 쳤네요.

 

배우 한명 한명의 인사 후에 조승우 배우가 마지막으로 나와서 손을 흔들다가 잠깐만 조용해 보시라는 손짓을 하더니 갑자기 크게 미소를 보이면서 짧게 어퍼컷 세레머니를 함과 동시에 조명이 모두 꺼집니다.
그리고 다시 조명이 켜지면서 배우 전체가 함께 하는 앵콜송.
앵콜이 끝나고 나서 주연 배우들만 짧게 다시 인사하고 내려가면서 정말로 공연이 끝납니다.

마지막에 조승우 배우가 보여준 표정에는 자신이 또 하나를 해냈다는 환희와 자부심이 보였어요.
그리고 관객들과 눈을 맞추면서 손을 흔들며 퇴장하는데, 자신이 오늘 모든걸 이루게 해준건 바로 여러분입니다 하는 따듯한 고마움이 느껴졌어요.

 

누군가의 연기에 감동받고 그 자리에서 그 느낌을 같이 한다는건 정말 큰 경험이었습니다.

이번 공연일정이 끝나면 앞으로 3년정도는 뮤지컬이 아닌 다른 연기에 전념하겠다고 하니까 아마 영화나 드라마에서 만나게 되지 않을까 하네요.

다른 곳에서의 모습도 많이 기대됩니다.

 

 

어제 구입한 프로그램북.

연극이나 뮤지컬은 관람 후에 남는게 프로그램북입니다. 반드시 구매하십시오.
시간이 지나서 다른 공연에서 프로그램북을 구매하게 되면 배우들의 변화도 볼 수 있고 좋아요.

 

프로그램북에 있는 돈키호테 조승우 배우와 산초 정원영 배우의 페이지.
책의 퀄리티도 꽤 좋아요.
어차피 공연 본다고 15만원 냈는데 만삼천원 더 내십시오 'ㅅ'

 

이상 1년반동안 못한 문화생활 비용을 몰빵한 후기 끝!

 

 

맨 오브 라만차의 주제를 관통하는 대사.

"잡을 수 없는 별일지라도 힘껏 팔을 뻗으리라.
가네, 저 별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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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들 앨범 낼때마다 대충 다 들어는 보는데, 앨범 하나에서 곡이 80% 이상 맘에 들어야 실제 앨범구매까지 한다는 개인적인 관념이 있습니다.

(음원이야 매달 음원사이트 자동결제로 30곡은 받을 수 있으니까 아무거나 맘에만 들면 상관없지만)

오늘은 대형서점에 간 김에 평소 좋게 생각했던 러블리즈의 이번 앨범을 구매해 왔습니다. 

 

 

 

케이스가 좀 크길래 뭐가 들었나 궁금했는데 개봉해보니 거의 40장 가까이 되는 책자에 눈이 휙~

화보 퀄리티가 그냥 페이지 때우기가 아니라 꽤 훌륭해서 만족스럽습니다.

 

러블리즈 팬들 사이에서 서로 뭐 나왔나 얘기하던 포토카드는 이미주 나왔네요.

팀에서 많이 좋아하는 멤버라 또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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