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한창 강력한 트렌드를 구축하고 있는 여왕님이 아니라 프랑스 가수 Elsa입니다.

  제가 이 가수를 처음 접한게 1996년 중반쯤일겁니다.
학교에서 야간자율학습을 하려고 집에서 저녁을 먹고 다시 학교로 가는 중에 우연히 근처 레코드가게에서 흘러나오던 노래에 이끌렸습니다.

  "아저씨, 이 노래 누가 부르는거에요?"

  "글쎄... 모르겠는데."

  "이거 아저씨가 틀어놨잖아요. 빨리 찾아주세요. 현기증 난단 말이에요."

...는 아니고 그냥 담담하게 어떤 가수의 노래냐고 물어봤습니다. 그런데 정작 주인아저씨도 모른다는군요.
바깥으로 노래가 나오게 틀어놓은 기기를 한참동안 뒤적거리고서야 가수 이름은 '엘사? 엘자? 어떻게 읽는지는 나도 모르겠다.'라는 대답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 테잎은 없으니까 가수 이름을 적어줄테니 저 위로 300미터쯤 올라가면 있는 레코드점에 가서 물어보거라 하는 친절함까지 발휘하셨습니다.

  소개받은 그 레코드점에서도 상황은 비슷했습니다.
  "엘사? 엘자? 이게 누구냐? 잠깐만 보자. 혹시 엔야 아니니? 아니라고? 음.. 기다려 봐라. 어딘가 있을거야."
무려 15분을 진열장을 오르내리면서 열심히 찾으시더니 드디어 찾았다며 뿌듯해하던 그 얼굴을 아직도 기억합니다.
그 시기엔 다들 서태지와 아이들 4집 듣고 있을때니까 이런건 찾는 사람이 거의 없었겠죠. 저희 반에서는 김정민씨의 2집추종자와 넥스트 광신도 사이에 문화충돌이 잦았던 때였습니다.아무튼 저는 그렇게 팔자에도 없는 프랑스어 노래를 듣고 큰 감동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보관하고 있는 테이프. (뒤에 커피는 잊으세요)
이젠 카세트 플레이어가 없어서 이 테이프를 쓸 일도 없어졌습니다.

  왜 엘자를 좋아하게 되었나에 대해 분석하면, 저도 자세한 이유는 모릅니다.
하지만 분명한건 그 맑고 아름다운 목소리에 이끌려서 그냥 좋아하게 되었다는거죠.
18살 시절에 아무것도 모르고 그냥 끌렸던 그 가수. 지금은 나이가 두배가 되었지만 여전히 좋아합니다.
아쉬운 점이라면 네이버 검색에 이름을 쓰면 겨울왕국이 먼저 나온다는 것가수 역시 저처럼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점이죠.

 

대표곡 몇개 소개하고 물러갑니다.

엘자는 원래 배우였습니다. 이 노래를 통해 음악쪽과도 연이 닿았다고 합니다.
그녀가 13살에 골드 레코드를 수상하게 한 노래입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엘자의 대표곡입니다. 나중에 'Love Always Finds A Reason'이라는 영어 버전으로도 발표되었습니다.
저에게 프랑스어가 아름다운 언어구나라는 생각이 들게 한 곡입니다.

 

위의 Un Roman D’Amitie와 같은 앨범에 있는 Mon Cadeau의 라이브 버전입니다. (아마도 2012년 라이브로 생각됩니다)

 

엘자의 목소리는 아주 서정적이어서 듣고 있으면 빨려들게 됩니다.

 

이건 노래보다는 그냥 17살 시절의 모습이 아름다워서 올려봅니다.

 

P.S - 그 날, 제가 학교에 가면서 들었던 레코드가게의 노래는 Mon Cadeau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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